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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20.06.18 말 끝나기 무섭게 실행하는 김여정… "모험적 도발 가능성"

군까지 통솔 '2인자 굳히기'
"文 대통령과 대등화 작업"

사진 = 연합뉴스

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예고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군부대 전개 등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면서, 북한이 강도 높은 후속 도발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. 전문가들은 "예고했던 조치들보다 모험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"고 경고하고 있다.

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김 부부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"(후계 작업의 일환으로 행보일 가능성도) 전혀 배제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, 그것보다는 총 수뇌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고 남한은 김 부부장급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한다"고 했다.

박 교수는 "김 위원장은 북한에서 한반도 전체를 통치하는 사람의 개념이고, 미국 같은 큰 나라를 상대하는 사람"이라며 "남한을 그보다 아래로 보고 김 부부장을 세우면서 우리를 다운시켜 보는 게 아닌가 한다"고 했다.

김영수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북한통일정책학과 교수 역시 본지와 통화에서 "하늘아래 태양이 두 개 뜰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기본적인 원칙"이라며 "수령이 모든 것을 다 하기는 어려우니,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,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,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은 김 위원장이 상대하고,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김 부부장을 붙이려는 게 아닌가 한다"고 했다.

김 교수는 "김 부부장의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 때 이미지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그 이미지로 때리면 효과가 큰 부분도 있을 것"이라고 했다.

때문에 두 교수는 북한이 예고했던 다른 강도 높은 후속조치들도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았다. 김 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에서 9·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개성공단 완전 철거 등도 언급했다. 박 교수는 "나중에 북한이 정 급해지면, 김 위원장이 나서면서 '김 부부장이 좀 지나쳤다'고 할 여지는 있을 것"이라면서도 "그런 변수 외에는 예고한 다른 후속조치도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"고 했다. 박 교수는 구체적으로는 과거 연평도 포격 도발 사례를 들면서 "모험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"고 짚었다. 김 교수 역시 "이번 양산은 급작스럽게 충격을 주는 게 아니고 군대 용어로 '예령과 동령'에 가깝다"고 했다. 김 교수는 "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예고하고 실행했고, 군대도 진주시킨다고 하고 실행에 옮겼다"며 "사실 자기 땅에 자기 군대를 진주시킨다는 북한을 상대로 우리 군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을 것"이라고 했다.

나아가 두 교수는 당분간 남북관계가 풀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.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퇴 역시 남북관계 국면을 푸는 데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. 다만 박 교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책임론을 제기한 반면, 김 교수는 "사람이 문제는 아니다"라고 했다.

박 교수는 "지금 이 모든 문제의 발단은 정의용 안보실장이 미국에 건너가 북한의 비핵화 용의를 밝히면서 일어난 일"이라며 "현 정부가 남북관계를 추진하려면 일단은 북한에 뭘 하려 하기보다는 냉각기를 가지면서 원점에서 남북관계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"고 했다.

박 교수는 "예를 들어 공식적인 특사 대신 비공식적인 특사로 북한을 가장 잘 안다고 주장하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나 박지원 전 의원, 정세현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보내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"고 했다.

김 교수는 "누군가 남북관계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데, 책임질 사람이 없지 않느냐. 사실 남북관계가 이렇게 되면 통일부는 할 것이 없다"고 했다. 그는 "전문가들이 외교안보라인을 바꾸라는 주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, 신념과 철학으로 가는 이번 정부에서는 사람이 바뀐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"이라고 했다.